트라우마 생존자

우리 부모님 세대는 트라우마로부터 살아온 생존자입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일본 식민지 시절의 억압과 착취, 전쟁과 학살의 고통을 직접 겪거나 그 여파 속에서 성장한 생존자들입니다. 그들의 삶은 강제 노동, 문화적 탄압, 가족을 잃는 아픔과 같은 상상하기 힘든 고통으로 점철되어 있었습니다. 해방 후에도 그들은 전쟁, 가난, 기근, 그리고 복지와 교육의 부재 속에서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야 했습니다.

이러한 집단적 트라우마는 그들의 삶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때로는 알코올 중독이나 도박 중독, 억압적인 행동으로 표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그들의 약함이나 도덕적 결함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겪은 트라우마를 치유할 기회조차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상처받은 세대의 생존력

우리는 부모님 세대가 트라우마의 피해자이자 생존자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때로는 그들이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했더라도, 그것은 우리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경험한 심리적 고통을 어떻게 다룰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러나 부모님 세대의 상처와 그 안에 담긴 생존력을 바라보는 것은,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고 세대 간 트라우마의 고리를 끊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와 세대를 넘어서는 치유

트라우마는 세대를 넘어 전달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유 역시 세대 간 공감과 이해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부모님 세대가 겪은 고통을 공감하며, 우리는 스스로의 감정을 탐색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여정에 함께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단순히 과거를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더 건강한 관계와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부모님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나 자신에게도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작은 시작이 트라우마를 넘어서고, 더 단단한 삶으로 나아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

희망을 잇는 마음으로

부모님 세대는 아픔 속에서도 생존해온 용기 있는 세대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우리 자신과 다음 세대를 위한 치유의 출발점입니다.

우리에게는 상처를 넘어서 사랑으로 연결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과거의 아픔을 이해하고 서로를 보듬는 마음이 세대 간의 사랑과 연대를 이어주는 길이 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더 따뜻하고 평화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