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불안

부모의 불안이 아이에게 전해질 때

부모가 자녀에게 과하게 분노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불안 때문일 때가 많습니다.

‘내 아이가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하지 못하면 어쩌지?’, ‘사회에서 도태될까 봐 걱정돼.’, ‘부모로서 충분한 역할을 못 하는 건 아닐까?’ 이런 불안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분노로 터져 나오곤 합니다.

불안이 클수록 부모는 자녀를 더 통제하려 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감정이 격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불안할수록 아이도 그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게 됩니다. 위축되거나 반발하면서 부모와의 관계가 점점 어려워질 수도 있죠. 부모는 자녀를 더 조급하게 밀어붙이고, 아이는 그런 부모를 더 부담스러워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럴 때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불안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자녀에게 전이되지 않도록 흘려보내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순간적으로 올라오는 감정을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 ‘내가 지금 느끼는 불안은 진짜 위기 때문일까, 아니면 걱정에서 비롯된 걸까?’ 하고 한 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반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자녀를 통제하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기다려 주는 태도가 더 큰 힘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믿어줄 때 더 건강한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불안할수록 아이를 더 밀어붙이고 싶어지지만,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부모의 조급함이 아니라, 기다려 주는 여유일지도 모릅니다.

불안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겠지만, 흘려보낼 수는 있습니다. 부모가 자신의 불안을 덜어낼수록 아이도 더 편안해지고, 서로 신뢰하는 관계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불안이 올라올 때, 너무 자책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 불안을 아이에게 그대로 물려주지 않겠다고 마음먹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출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