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된다는 것, 그리고 성장한다는 것

부모가 된다는 것, 그리고 성장한다는 것

사람이 성숙해간다는 것은 단순한 의지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성장의 과정에서 마주하는 환경과 배움의 기회가 저마다 다르기에, 성숙의 속도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부모도 결국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계속해서 성장해가는 존재입니다. 아이를 낳는 순간 부모가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곧바로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부모님께서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그 최선이 아이에게도 늘 최선으로 다가가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양육이 어려운 이유는 부모가 아이를 가르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이를 통해 부모 또한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로서 자녀를 어떻게 돌보아야 할지 배울 기회가 충분치 않았다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어떤 부모님께서는 자신이 받은 돌봄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녀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것이 낯설고 서툴 수 있습니다.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양육 본능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생물학적 요인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옥시토신은 출산과 수유 과정에서 분비되며, 어머니와 자녀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 다른 신경전달물질인 갈라닌은 포유류의 양육 행동을 이끄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부모의 양육 방식이 단순히 의지나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신경학적·환경적 요인에 의해 형성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부모가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만약 아이가 가정 안에서 지속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면, 부모님의 노력과 상관없이 현재의 양육 방식이 아이에게 맞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럴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양육에 대한 공부를 통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해 보는 것이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더 나은 길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의 역할도 결국 배워가는 과정입니다.

완벽한 부모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할 수는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부모 자신의 성숙뿐만 아니라, 아이의 감정과 경험을 함께 고려하는 태도입니다.

결국 우리는 관계 속에서 성장합니다.

부모가 되면서 실수도 하고, 후회도 하고, 다시 배우며 더 성숙한 어른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아이 또한 그렇게 성장해 갑니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간다면, 그 안에서 더 많은 이해와 성장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어떤 관계든, 성장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따뜻한 시선으로 함께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부모와 자녀 모두 성장과 치유의 시간을 더욱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