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유전만의 문제일까요?

ADHD, 유전만의 문제일까?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ADHD가 유전적인 요인으로만 결정된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ADHD는 유전적 요인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ADHD 환자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ADHD를 가질 확률이 일반인보다 2~8배 높다고 보고되었지요 (Faraone & Larsson, 2019).

하지만 ADHD는 단순히 유전적인 요인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환경적 요인도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며, 경우에 따라 ADHD와 유사한 증상(ADHD-like symptoms)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1. 환경 요인이 ADHD 유사 증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ADHD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양육 방식, 정서적 환경, 신체 활동, 놀이 부족, 환경 호르몬, 스마트폰 사용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ADHD 진단과 치료에서 이러한 환경적 요인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① 양육 태도와 정서적 문제

부모의 일관성 없는 양육, 과잉 통제, 애정 결핍은 아동의 정서적 불안을 증가시키고 주의력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Elia et al., 2018).

양육 스트레스가 높은 부모의 자녀가 ADHD-like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Johnston & Mash, 2017).

아이들이 "나는 주의력이 부족해", "나는 문제아야"라는 인식을 갖게 되면, 실제로 그런 행동 패턴이 고착화될 수도 있습니다.

② 운동 및 놀이 부족

운동은 전두엽 기능(집중력, 충동 조절) 향상에 도움을 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신체 활동이 부족한 아이들은 ADHD-like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Pontifex et al., 2013).

자유 놀이 시간은 아동의 자기 조절 능력, 사회성,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며, 놀이 부족은 이러한 발달 기회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③ 환경 호르몬 노출

프탈레이트, 비스페놀 A(BPA) 등 환경 호르몬이 ADHD-like 증상과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Ejaredar et al., 2017).

임신 중이나 영유아기에 중금속(납, 수은 등) 노출이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④ 스마트폰 중독과 뇌 발달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이 전두엽 기능(집행 기능, 주의력, 충동 조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Christakis et al., 2018).

수면 부족, 신체 활동 감소, 사회적 상호작용 부족 등이 ADHD-like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2. ADHD 진단과 치료, 환경 요인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ADHD는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만, 환경적 요인도 뇌 발달과 행동 조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DHD 증상이 나타날 경우,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생활 환경, 양육 방식, 신체 활동, 정서적 안정 등 다양한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환경 요인으로 인해 나타나는 ADHD-like 증상은 단순한 약물 치료만으로는 해결에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처한 환경을 개선하고, 신체 활동을 늘리고,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치료와 함께 병행되어야 합니다.

3. 상담을 하면서 느낀 점

저는 상담을 하면서 많은 부모님들이 이 부분을 모르고 계신다는 것을 자주 경험합니다. ADHD에 대한 정보가 많아졌지만, 여전히 "ADHD = 유전"이라는 단순한 공식으로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ADHD는 단순히 유전적 요인만이 아니라, 환경적 요인과도 깊이 연결된 문제입니다.

그렇기에 약물 치료만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환경적 요인을 적극적으로 살피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ADHD 진단을 받았든, 혹은 아이가 ADHD-like 증상을 보이든,

단순히 "이건 원래 그런 거야"라고 받아들이기보다는,

아이의 환경을 조정하고, 생활 패턴을 살피고, 감정을 조절하는 연습을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글이 ADHD를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 더 넓히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 참고 문헌

Faraone, S. V., & Larsson, H. (2019). Genetics of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Molecular Psychiatry, 24(4), 562-575.

Elia, J., et al. (2018). ADHD and parenting: The role of parental stress and children's executive function. Journal of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 59(3), 311-320.

Johnston, C., & Mash, E. J. (2017). Families of children with ADHD: Review and recommendations for future research. Clinical Child and Family Psychology Review, 20(1), 57-83.

Pontifex, M. B., et al. (2013). Exercise improves behavioral, neurocognitive, and scholastic performance in children with ADHD. Journal of Pediatrics, 162(3), 543-551.

Ejaredar, M., et al. (2017). Phthalate exposure and children's neurodevelopment: A systematic review. Environmental Research, 158, 759-769.

Christakis, D. A., et al. (2018). The effects of digital media on attention in children. Pediatrics, 142(6), e20183007.